검색결과1,124건
프로야구

[오키나와 인터뷰] '1022타석 무홈런' KT 천성호를 아시나요

KT 위즈 천성호(27)는 흥미로운 타자다.2020년 데뷔한 천성호는 1군 통산 124타석을 소화, 안타 26개를 기록했다. 이 중 장타가 4개인데 모두 2루타. 홈런이 단 하나도 없다. 퓨처스(2군)리그 성적도 비슷하다. 통산 898타석에서 아직 손맛을 보지 못했다. 1·2군을 합하면 현재 1022타석 무홈런이다.KBO리그 1군 기준, 최장 연타석 무홈런 기록은 이용규가 보유한 1640타석이다. 아직 격차가 있지만 깨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천성호는 "홈런 하나와 안타 3개를 고르라면 안타 3개를 고를 정도로 욕심이 안 생긴다"며 웃었다.천성호의 체격(키 1m83㎝·몸무게 85㎏)은 왜소하지 않다. 타격할 때는 레그 킥(Leg-kick)까지 한다. 레그킥은 축이 되는 발의 반대쪽 발(이동 발)을 들었다가 내디디며 타격하는 방법. 몸의 무게 중심이 뒤로 갔다가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힘이 온전히 실려 장타 생산에 유리하다. 이른바 '찍고 치는' 방법인 토 탭(Toe-tap)과 비교하면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홈런을 때려낼 확률은 더 높다. 홈런을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다. 상무야구단 소속이던 2022년 타석에서 부쩍 힘을 줬다. 결과는 실패. 274타석 무홈런. 강점이던 정확도마저 흔들려 2군 타율이 0.276에 머물렀다. 그는 "어차피 군대(상무야구단)에 있어야 하니까 장타를 한번 쳐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욕심을 내면 결과가 매번 안 좋았다"며 "도전했다가 실패 아닌 실패를 하니 2023년에는 내가 잘하는 걸 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강하게 치기보다는 정확성을 높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홈런을 버린 효과는 만점이었다. 2군 타율이 0.350으로 남부리그 타격 1위였다. 지난해 말 전역한 천성호는 타격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약점을 보완하는 게 아니라 강점을 더 강하게 단련한다. 2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에서 역전 결승 2루타 포함 2안타를 기록한 그는 "감독님께서 상무에서 했던 거만큼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장타를 욕심 안 내고 안타를 많이 치는 쪽으로 준비했다. 올해도 작년처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한준 KT 타격 코치는 천성호에 대해 "캠프 때 자신만의 타격 방향을 잡고, 스스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게 고무적"이라면서 "콘택트 능력이 좋고, 게임을 읽고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적응력이 좋다. 집중력이 높아 앞으로 더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전역 후 첫 시즌을 앞둔 천성호는 높은 내야 경쟁을 뚫어야 한다. '홈런 마이너스'를 다른 부분에서 채워야 한다. "1군에서 버티는 게 목표"라고 말한 그는 "대학교(단국대) 때 홈런 3개 쳤다. 못 치더라도 괜찮다. 부담은 되지만 천천히 하자는 마음"이라며 껄껄 웃었다.오키나와(일본)=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7 07:01
프로야구

눈물의 사우나 회동, ‘주장’ 박경수가 “1년 더”를 결심한 계기 [IS 인터뷰]

“저는 지금도 언제든지 유니폼을 벗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지난해 후반기,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박경수(40)에게 물었다. “내년 계획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고 생각한 박경수는 “팀에 짐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마음을 굳혔다. 그러자 이 감독은 “아니, 그 말을 하려던 게 아냐”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1년 더 함께 하자고 하면 할 수 있나”라며 의외의 말을 꺼냈다. 박경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2021년 우승 당시 종아리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세리머니를 해야 했던 그는 ‘앞으로 쉽지 않겠다’라는 걸 직감했다. 적지 않은 나이, 재활 훈련을 해도 경기력에 지장이 있을 거라 판단한 그는 이후 언제든 유니폼을 벗을 각오로 매 시즌을 보냈다. 감독의 권유로 두 시즌을 더 활약했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아직 박경수가 필요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선수단에 구심점이 필요했고, 특히 박경수가 주전인 2루수는 여전히 새 주인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오윤석과 이호연 등이 간간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성장하고 있으나 풀타임을 맡기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이 감독은 “젊은 내야수들이 더 성장할 때까지 1년만 더 해달라”고 부탁했다. 감독의 제안을 들은 박경수는 울컥했다. “제가 이런 복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대신 감독은 “네가 정말 필요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다. 그간의 정 때문에 재계약을 제안하는 건 아니다”라며 주장 연임을 제안했다. 이후 나도현 KT 단장도 “수비력은 아직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라며 힘을 실어줬고, 박경수는 오랜 고민 끝에 KT와 재계약을 맺었다. KT에서 박경수의 비중은 상당하다. 2015년 KT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는 철벽 수비는 물론,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며 구단의 역사를 함께 했다. 2016년부터 3년간, 2022년과 2023년 등 총 5년 동안 팀의 주장을 맡은 그는 감독 및 코치진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었다. KT 선수단이 신구조화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강철 감독은 이러한 박경수의 존재감을 잘 알기에 그에게 “1년 더”를 제안한 것이다. 그 사이 ‘주장’ 박경수도 많이 변했다. 박경수는 “처음엔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많이 했다. 하지만 중간에 유한준 코치가 주장을 하는 것(2019~2020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부드럽게 말해도 통한다는 걸 알았고, 2021년에 다시 주장이 됐을 땐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을 보고도 많이 배웠다. 박경수는 “감독님은 슈퍼스타 출신 아닌가. 선수들의 부족한 모습이 얼마나 잘 보이겠나. 하지만 매번 참고 지켜봐 주신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덕분에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게 된다”라며 이강철 감독에게 감사해 했다. 그렇다고 감독의 배려를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경수는 “반대로 우리 고참들에겐 책임감이 생긴다. 감독님께 선수단 분위기는 고참들이 책임지겠다고 말씀드렸고, 젊은 선수들에게도 책임은 고참들이 질테니 그라운드에서 하고 싶은 거 하라고 강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런 선순환이 생긴 덕분에 KT가 좋은 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박경수의 주장 리더십 덕분에 KT도 승승장구 중이다. 최하위에만 허덕이던 팀 성적도 어느덧 가을야구가 당연해진 팀이 됐다. 박경수는 "지난해 최하위에서 2위까지 간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끼리 단단한 믿음 속에서 처지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게 평소처럼 서로 의지하면서 잘 이어 나간 것 같다“라면서 ”올해도 이 경험과 분위기 잘 살려서 우승을 향해 뛰어보겠다"라고 다짐했다.수원=윤승재 기자 2024.02.01 06:04
프로야구

[KS 3] '초대 감독' 조범현·'최초 우승' 유한준, 3차전 시구·시타

KT 위즈의 초대 사령탑 조범현 감독과 창단 첫 우승의 주역 유한준 타격코치가 한국시리즈 3차전 시구·시타자에 나선다. KBO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에 조범현 전 감독과 유한준 코치가 시구, 시타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조범현 감독은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는 KT의 초대 사령탑이다. 유한준은 2021년 KT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전 주장 출신으로, 의미 있는 시타에 나서게 됐다. 3차전 애국가는 국악아카펠라 그룹 토리스가 제창한다. 토리스는 판소리, 경기도·서도민요 그리고 목소리 퍼커션으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국악 아카펠라 그룹으로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꿈꾸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형식의 음악 창조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10 17:00
프로야구

[KS 1] 삼중살→결승타로 결자해지 문상철 "오로지 팀 승리만 본다"

"결승타를 쳐서 기분 좋다기 보다 이길 수 있어서 좋다. 오로지 팀 승리 하나만 보고 있다."문상철(KT 위즈)이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주인공이 된 기쁨이 아닌 팀 승리에 대한 각오만을 내비쳤다.문상철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S 1차전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팀의 3-2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9회 결정적인 안타로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LG와 국가대표팀의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2사 1루 상황에서 1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만들었다. 2스트라이크 노볼로 몰린 상황에서 침착하게 볼을 골라냈고,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고우석의 133㎞/h 커브를 받아쳐 왼쪽 펜스 상단을 맞추는 대형 2루타를 날렸다.활약의 주인공만 됐던 건 아니다. 그는 앞서 1-2로 끌려가던 2회 무사 1·2루 절호의 기회 때 번트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문상철의 번트 타구가 투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갔고, 투수-3루수-2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됐다. 이후 3루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2루 주자 배정대가 3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바로 간파당하며 ‘삼중살 수비’로 이어졌다.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도 모두 삼진에 그쳤다. 부진의 아쉬움을 결승 2루타로 씻었다. 경기 승리 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문상철은 경기 소감에 대해 "고우석은 국내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고 생각하는 투수다. 타이밍을 늦지 않게, 빠르게 잡았던 게 주효한 것 같다"며 "2스트라이크 이후라 두 가지 중 하나만 노릴 수는 없었다. 빠른 공을 준비하면서 칠 수 있는 존을 설정했다. 오면 망설이지 않고 자신 있게 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논란의 번트 장면은 벤치 지시가 아닌 선수 스스로의 판단이었다. 문상철은 "사인은 나지 않았다. 우리 팀이 선취점을 내고도 1회 말 바로 역전당했다. 빨리 동점을 만들기 위해 내 판단으로 직접 번트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수월하게 갈 수 있던 상황이고, 분위기를 좋게 갈 수 있었는데 흐름이 막혀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고 돌아봤다. 동료들의 격려를 받아 다시 집중했다. 문상철은 "형들이나 코치님들도 한 개만 치면 된다, 기회가 너한테 걸릴 거다라고 하셨다"며 "쉽게 잊혀지진 않았지만, 마음을 비워보려고 했다. 결과가 좋았으니 비워졌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삼진을 당한 것에 대해서도 "원래 망설이면서 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마음에 남았는지 정확하게 치려다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유한준 코치님과 이야기하면서 조금 수정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KS에서 첫 결승타를 친 짜릿함은 있지 않았을까. 문상철은 "결승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기보다 이길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잘하고 그걸로 팀이 이기면 물론 좋겠지만, 어쨌든 우리 팀은 오로지 승리 하나만 보고 있다"며 "못하더라도 파이팅을 외치고, 형들도 잘 해주고 있다. 니 개인이 잘하는 거도 좋지만 이기는 게 1번이다. 이겨서 기분 좋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7 22:40
프로야구

[IS 스타] 10개 구단 응원 속에 전력질주, 강백호는 “행복합니다”

“덕분에 행복합니다.”KT 위즈 강백호가 자신을 향한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백호는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의 5-2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강백호는 1-2로 끌려가던 2회 말 2사 2, 3루 상황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강백호가 가져온 리드는 경기 끝까지 지켜졌고, 강백호의 적시타는 결승타가 돼 팀에 2연승을 안겼다. 안타도 안타였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전력질주였다. 평범한 땅볼에도 1루까지 헬멧을 잡고 끝까지 뛰었고, 타이밍이 한참 늦은 타구에도 전력질주를 이어갔다. 8회 빗맞은 타구에 1루 앞 땅볼이 되는 순간에도 강백호는 끝까지 뛰었다. 매 타석 최선을 다한 모습이었다. 이날 안타로 강백호는 6월 3경기 타율 0.625(8타수 5안타) 6타점 3볼넷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완벽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5월 타율 0.247에 안이한 수비로 구설수에 오르며 힘든 시기를 보낸 강백호는 6월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보이며 팀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경기 후 만난 강백호는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을 때 (박)경수, (박)병호, (장)성우 선배님을 비롯해 감독님과 김강 타격코치님, 유한준 코치님이 믿고 잘할 수 있다고 북돋아주셨다. 덕분에 지금의 컨디션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타격 훈련에서부터 심리적인 부분들을 잡아가니 클러치 상황이 왔을 때 집중력도 더 높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강백호는 “요새 정말 많은 팬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계시는데 덕분에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KT 위즈파크에도 연이틀 강백호를 위한 커피차가 등장해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후원자들도 다르다. 전날(3일)엔 ‘2030 여성팬 연합’에서, 이날은 10개 구단 팬들이 커뮤니티로 모금을 진행해 커피차를 마련했다. 5월 29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세 번째 커피차였다. 강백호는 “타석에서도 응원 소리가 크게 다 들리는데, 그분들께서 KT 위즈와 나의 팬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라면서 “정말 감사드리는 만큼, 조금이나마 나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려고 한다. 행복하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라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6.05 05:50
프로야구

'수원행 선배' 박병호 "상수도 나처럼…"

이적을 발판 삼아 재도약한 박병호(37·KT 위즈)가 자신과 같은 길을 선택한 김상수(33)를 향해 덕담을 남겼다. KT는 지난해 11월 24일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김상수와 기간 4년, 총액 29억원에 계약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군 복무로 이탈하며 내야진 전력이 떨어질 위기에 놓였지만, 외부 영입으로 공백을 메웠다. KT는 그동안 베테랑 '이적생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1군 진입 첫 시즌(2015)을 앞두고 영입한 박경수는 잠재력을 드러내며 팀 리더가 됐고, 두 번째 시즌(2016) 합류한 유한준은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21년 12월 가세한 박병호는 이전 2년(2020~2021) 동안 부진했지만, KT 유니폼을 입고 뛴 2022시즌 홈런왕(35개)에 올랐다. 김상수는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며 7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2020시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KT는 개인 통산 1552경기에 출전하며 쌓은 김상수의 경험을 믿었다. 박병호는 "감독·코치님들이 시즌 내내 변치 않는 믿음을 보내준 덕분에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베테랑을 배려하는 KT의 분위기를 치켜세운 것이다. 김상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14시즌(2009~2022) 동안 뛰었다. 삼성 왕조 시절(2011~2015)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전성기를 보냈지만, 결국 이적을 선택한 박병호와 공통점이 있다.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님이 (내야) 수비력 안정을 위해 (김)상수를 영입한 것 같다. KT는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팀이다. 내가 이 팀에서 겪은 좋은 경험들을 상수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이어 "꼭 내가 이전 2년보다 성적이 나아져서 하는 말은 아니다. 상수도 우리 팀(KT)에 녹아들면 개인 성적도 자연스럽게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는 지도자다. 팀 운영에 대해 자주 얘기를 나누고,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경기력이 떨어져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베테랑들은 존중받은 만큼 책임감을 가졌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박병호도 그런 팀 분위기 속에 재기할 수 있었다. 김상수도 정들었던 대구(삼성 연고지)를 떠나 수원에서 새 출발 한다. 그는 KT와 계약한 뒤 "감독·코치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감성적인 편이어서 그런지 정말 힘이 났다.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에 와서 정말 기쁘다"고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삼성에서 뛰던 시절 주장을 맡기도 했던 김상수는 자신도 박병호처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려고 한다. 그는 "당장은 이적생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는 모두 선·후배 사이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먼저 다가가고, 더 많이 움직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3.01.16 10:00
프로야구

아프다, 키움은 박병호에게 맞으면 더 아프다

지난겨울 키움 히어로즈는 결단을 내렸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간판타자 박병호(36·현 KT 위즈)와 계약을 포기했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가 시작됐다는 판단으로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조차 꾸리지 않았다. 박병호는 계약 기간 3년, 최대 3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키움에 건넨 보상금 22억5000만원을 포함, 최대 52억5000만원을 부담했다. 시장의 예상을 깬 통 큰 베팅이었다. 키움이 박병호와 결별한 가장 큰 이유는 기록 하락이다. 박병호의 지난 시즌 타율이 0.227(409타수 93안타)로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타자 53명 중 꼴찌였다. 타율 0.223(309타수 69안타)를 기록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각종 타격 수치가 급락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인플레이 타구 기준 타구 속도마저 전년 대비 4.5㎞/h 느려진 139.3㎞/h로 측정됐다. 홈런이 간헐적으로 터졌지만, 타석에서의 생산성은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투자 여유가 없는 구단 상황도 한몫했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키움증권에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팀 명에 기업명을 붙이는 권리)를 팔아 그 대가로 연간 100억원씩을 받고 있다. 키움은 지난해에 국내 선수 연봉으로 6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외국인 선수 연봉을 포함하면 80~90억원에 이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관중 수입이 크게 줄어 운신의 폭이 더 좁아졌다. 2018년부터 4년 동안 박병호에게 총연봉 65억원을 투자했지만 '더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박병호는 2015년 11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하며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비용 1285만 달러(당시 환율 147억원)를 히어로즈 구단에 안겼다. 구단 안팎에선 키움의 미온적인 협상 태도에 대해 "박병호의 섭섭함이 크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키움을 떠난 박병호는 올 시즌 재기했다. 정규시즌 124경기에서 타율 0.275(429타수 118안타)를 기록했다. 홈런 35개를 쏘아 올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홈런왕까지 차지했다. 지난 6월에는 전무후무한 9시즌 연속 20홈런이라는 대기록까지 수립했다. 평균 타구 속도를 141.2㎞/h로 끌어올렸고 타구 발사각도 25.2도 향상했다. 더 높은 각도에서 더 강한 타구를 날리니 타구의 질이 180도 달라졌다. 배럴 타구 꽤 늘었다. 배럴 타구는 발사각 26~30도, 그리고 타구 속도 98마일(157.7㎞/h) 이상인 이상적인 타구를 의미한다. 유한준이 은퇴한 KT는 베테랑 박병호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그의 존재는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와 강백호가 연쇄 부상으로 쓰러진 악재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KT 구단이 전폭적으로 박병호를를 신뢰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11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2루타를 때려낸 뒤 태그를 피해 2루를 밟다가 발목을 접질렸다. 구급차에 실려 야구장을 빠져나갈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병원 세 곳에서 교차 검진한 결과, 오른발목 앞뒤 인대 손상(파열)이 발견됐다. 박병호는 예상보다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렀다. 이강철 KT 감독이 "(회복 속도에)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규시즌 막판 1군에 복귀한 그는 포스트시즌(PS)을 뛰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은 KT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상대가 공교롭게도 키움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어느 팀이 분위기를 선점하고 그걸 극대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준PO 1차전에서 0-4로 뒤진 7회 초 선두 타자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KT는 4-8로 패했지만, 박병호 홈런 이후 4-4 동점에 성공하며 키움 마운드를 압박했다. 박병호는 준PO 2차전에선 1회 초 1사 1,2루에서 중전 안타로 결승타를 책임졌다. KT가 패한 3차전 성적은 3타수 1안타 2삼진. 키움과 KT의 준PO는 일찌감치 '박병호 시리즈'로 불렸다. 예상대로 박병호 타석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키움으로선 박병호에게 맞으면, 더 아프다. 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20 11:00
야구

'총체적 난국' KT, 응답하라 베테랑 투·박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는 지난주까지 치른 13경기에서 승률 0.231(3승 10패)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투수들이 잘 버틴 개막 1주 차엔 타자들이 부진했고,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 뒤엔 선발진이 흔들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극심한 투·타 부조화에 "마치 팀 타격이 크게 가라앉았던 지난해 10월 흐름과 지금이 비슷한 것 같다"라고 했다. KT는 지난해 70승에 선착한 10월 7일 이후 급격히 공격력이 떨어졌다. 17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5연패를 당하며 삼성 라이온즈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했다. '우승을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연패 기간 KT 타선의 평균 득점은 1.00점에 불과했다. 당시 막힌 혈을 뚫어낸 선수는 '맏형' 유한준이었다. 그는 10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치고 2루를 향하며 한 차례, 후속 타자 장성우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며 다시 한번 몸을 날렸다. 트레이너가 전력 질주를 금지할 만큼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유한준은 투혼을 보여줬다. KT는 이 경기 승리(스코어 6-0)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삼성과의 타이 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퍼포먼스라도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가 있다. 에이스의 호투, 4번 타자의 홈런은 팀 분위기를 바꾼다. KT엔 부상을 안고도 허슬 플레이를 보여준 41살 노장이 있었다. 강백호, 고영표 등 젊은 투·타 주축들은 "유한준 선배님이 몸소 강한 메시지를 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유한준은 지난 시즌 종료 뒤 은퇴했다. 현재 KT 선수단 기둥은 다시 주장을 맡은 박경수(38)와 이적생 거포 박병호(36)다. 팀 위기에서 두 베테랑이 제 몫 이상 해줘야 한다. 좋은 성적뿐 아니라 투지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병호는 올 시즌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하다. 헛스윙을 연발하며 불리한 볼카운트를 자초한 뒤 4구 안에 삼진으로 물러난 타석만 10번이다. 타석당 투구수는 리그 평균(3.86개)보다 훨씬 적은 3.60개였다. 박병호의 선구안이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그러나 허무하게 물러나는 승부는 줄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큰 스윙이 아닌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스윙)를 해야 한다. 투지가 드러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박병호는 끈질기고 집요한 승부로 투지를 보여줄 수 있다. 박경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신들린 호수비를 수차례 보여주며 KS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그는 지난 3일 삼성전 9회 초 수비에서 결정적인 포구 실책을 범하며 역전패 빌미를 줬다. 박경수는 컨디션 난조로 선발 출전마저 줄었다. 현재 박경수가 보여줄 수 있는 투지는 지난해 KS처럼 안정감 있는 수비로 투수를 지원하는 것이다. 맏형의 허슬 플레이는 KT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 수 있다. 박병호는 19일 LG 트윈스전에서 8경기 만에 타점을 올렸다. 박경수는 6회 말 만루 위기에서 고영표의 무실점 투구를 돕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KT는 두 베테랑의 활약 속에 리그 2위였던 LG를 5-0으로 잡고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20 06:59
야구

긍정 이강철 감독의 함박 웃음 “부족한 게 별로 없네요”

“중심 타선이 작년보다 단단해질 것 같다. 투수도 선발 준비가 잘 되고 있다. 그렇게 보니 부족한 게 없는 것 같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순항 중인 개막 준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KT는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1위를 거둔 후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승리했고 한국시리즈(KS)에서는 7년 연속 올라왔던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승 무패 완승을 거뒀다. 큰 전력 유출은 없고 타선 보강을 더 한 올해는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타선에서 베테랑 유한준이 은퇴했지만, 전 홈런왕 박병호를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지난해 존재감이 약했던 외국인 타자 자리에는 외야수 헨리 라모스가 새로 들어왔다. 이강철 KT 감독은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시범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타선에 (박)병호가 들어와 무게감이 생겼다. 라모스도 시범경기에서 평가가 좋다. 타격이 괜찮아 보인다”며 “중심 타선이 작년보다 단단해질 것 같다. 강백호-박병호-라모스 순서가 이상적인 조합 같다”고 기뻐했다. 이 감독은 특히 라모스에 대해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 선수가 올해 순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수비 주루 다 평균 이상이고 타격에서도 기대된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다 잘 맞히더라. 중심 타선이 작년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마운드 역시 이강철 감독의 기대대로 만반의 준비를 다져가고 있다. 작년 부진했던 소형준, 새로 입단한 신인 박영현의 성장이 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감독은 “소형준은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마지막 피칭이 엄청 좋았다”며 “어제 경기에서 구속이 시속 150㎞까지 나왔더라. 투수 본인의 느낌이 가장 중요한데 좋다고 하니 긍정적이다”라고 전했다. 신인 박영현도 스프링캠프부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박영현은 실전에서도 몸쪽으로 자신 있게 던지는 것을 보면 배짱 있다. 캠프 동안에도 지켜봤는데 표정에 변화가 없더라”라며 “체인지업이 정말 좋고 슬라이더만 더 가다듬으면 된다. (주전 포수인) 장성우가 그 부분은 잘 준비하고 있으니 믿으면 된다. 구위가 좋으니 1군 엔트리에 넣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원=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3.15 11:54
야구

배정대의 남다른 목표 설정, '롤모델' 유한준 영향

선수들은 보통 이전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새 목표를 정한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저조했던 기록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대개는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본다. KT 위즈 주전 중견수 배정대(27)는 조금 다르다. 성적이 떨어진 쪽은 타격이다. 2020시즌 타율 0.289를 기록했지만, 2021시즌은 0.259였다. 장타율도 0.420에서 0.378로 낮아졌다. 하지만 배정대는 2022년 목표에 대해 "타격보다 (외야) 수비를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 기록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2020시즌 0.987였던 수비율은 2021시즌 0.991로 올랐고, 실책도 5개에서 3개로 줄었다. 13개였던 어시스트(보살·타자주자 또는 주자가 풋아웃을 당하는 데 기여한 야수에게 주어지는 기록)는 7개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한 어깨를 보여줬다. 배정대는 "많은 선수가 매년 타격 기록에서 커리어하이를 노릴 것이다. 그러나 기량이 정체되는 시기를 겪는 것도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숫자에 너무 연연하기보다는 반드시 잘해야 하는 부분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야구를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19시즌까지 백업 선수였던 배정대는 2020년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좋아진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개막 후에도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은 이유는 분명 공격력 향상이다. 하지만 배정대는 수비력을 더 강조한다. 안정감 있게 KT의 가운데 외야를 지키는 게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수비력만큼은 리그에서 정상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배정대가 타격 성적을 좇지 않게 된 배경이 있다. 지난해 은퇴한 '롤모델' 유한준을 수 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며 어떤 자세로 야구를 해야 할지 정립했기 때문이다. 배정대는 "(유)한준 선배님은 결과나 성취도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목표한 야구를 걸어가셨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야구'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한준은 화려하진 않지만, 헌신적인 자세로 팀을 이끈 선수다. 배정대는 그런 선배를 보며 누구나 자신만의 야구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수비 강화를 첫째 목표로 내세웠다. 배정대는 "지난해 펜스 앞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 보살도 100이닝에 1개꼴 정도 해내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타격도 소홀할 생각은 없다. 매년 전 경기 출장, 3할 타율 진입에 도전한다. 배정대는 "작년 타격 기록은 분명히 안 좋았다.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며 가볍게 보지 않는다.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2022.01.21 06:5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